설화탐정의 탄생과 주렁주렁스튜디오


주렁주렁스튜디오의 시작과 설화의 가치
2019년, 한권의 책을 만나며 시작되다.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책으로 설화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엄흥용 원장님(현 영월문화원 원장)의 저서 『영월 땅 이름의 뿌리를 찾아서』속에서,  처음으로 ‘설화’라는 장르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30년 전 절판된 이 도서를AR 도서 **『설화탐정』**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설화의 가치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설화란 무엇일까요?
어쩌면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설화는 우리 조상들의 역사, 문화, 풍습, 토속 신앙, 종교, 자연환경까지전 분야를 아우르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설화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우리의 정체성과 정신이 담긴 기록입니다.

KakaoTalk_Photo_2025-02-21-23-54-35_010jpeg.jpeg
설화가 현재와 연결되는 순간

용 발자국이 찍혀 있다는 설화를 가진 바위를 찾아 답사를 떠났을 때,
그 바위를 찾기 위해 영월의 동창들이 40년 만에 어엿한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났습니다.
"용 바위가 여기였나?" 하며 한참을 갈대숲에서 헤매다 
마침내 찾아낸 바위.하지만 실제로 보니 용 발자국이 아니라, 
단순한 침식 자국이었습니다.

살짝 실망하는 듯했던 그 순간, 
저는 그 동창생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그 바위 위에서 다이빙을 하며 뛰어놀던 기억이 되살아났고,
그들은 마치 아이가 된 듯, 커진 발을 용발자국에 맞대며 웃고 떠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설화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옛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깃든 장소가 주는 힘과, 현재와 연결될 때의 감동이 
활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IMG_5900_(1).PNG
기록된 설화와 현실 속 이야기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귀가 토끼처럼 길다 하여 양토끼라 불렸던 양 아무개 씨.
그는 실제로 서곡정사라는 절의 탑속에 있던 보물급 불상을 훔쳐 일본군에게 헐값에 팔아넘겼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은 제값을 주지 않고 거의 강탈하다시피 가져갔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서곡정사의 설화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직접 절을 찾아가 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불상도 빼앗기고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양토끼는 결국 마을로 돌아와스님과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과 주지 스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라가 이 모양인데, 불상 하나가 뭔 대수냐?"

그들은 양토끼에게 밥부터 먹이더니, 이후 그는 진심으로 뉘우치며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갔다고 합니다.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의 장례까지 치러 주었고, 그의 무덤은 아직도 뒷산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운봉 스님은 당시의 주지 스님께 직접 전해 들은 이야기라며, 옛 기억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커다란 종을 쳐 주시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셨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저 땡중 오늘 미쳤나 보다 하겠네..."
그 말과 함께 멋쩍게 웃으시던 스님의 순수한 미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KakaoTalk_Photo_2025-02-21-23-54-34_007jpeg(0001).jpeg
설화가 우리에게 존재하는 이유. 

설화, 그 끄트머리는 지금의 우리 어딘가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설화뿐만 아니라, 인류가 창조하고 전승해 온 모든 유형·무형의 유산에도 해당됩니다. 세상에는 섬처럼 분리된 시간과 이야기가 없듯, 과거의 숨결은 지금도 크고 작은 나이테를 그리며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의 무늬를 알고, 우리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합니다. 
설화 역시 향토사 연구의 중요한 한 축이며, 인류의 창의적 성장에 꼭 필요한 영역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이야기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 지켜 나간다면, 더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인류가 될 것입니다.

지구는 둥글고,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하니까요. 🌍✨
KakaoTalk_Photo_2025-02-21-23-54-34_008jpeg.jpeg
KakaoTalk_Photo_2025-02-21-23-54-34_004jpeg.jpeg
KakaoTalk_Photo_2025-02-21-23-54-34_006jpeg.jpeg
KakaoTalk_Photo_2025-02-21-23-54-33_002jpeg.jpeg
이 여정의 첫걸음을 함께해 주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영월문화원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엄흥용 원장님과 모든 영월문화원 식구들께 깊은 존경을 전합니다.

영월문화원 바로가기
​​